–종중 토지를 직접 양도하면 양도소득세가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자, 

한 종중은 토지를 먼저 종중원 40명에게 증여한 뒤 곧바로 매수인에게 양도하는 구조를 선택했습니다. 


겉으로 보면 절차는 있었습니다.


증여등기도 했고,
증여세 신고도 했고,
이후 종중원 명의로 매매계약도 체결했습니다.


그런데 조세심판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단순히 “증여 후 바로 팔았다”는 것 때문만은 아닙니다.

핵심은 실제 증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웠다는 점입니다.

종중재산은 일반적인 공유재산과 다릅니다.


종중원이 각자 지분을 마음대로 팔거나 상속할 수 있는 재산이 아니라, 종중이라는 단체에 귀속되는 총유재산의 성격이 강합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종중 토지를 일부 종중원 40명에게 먼저 넘긴 뒤 바로 매각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매각대금이 종중원 각자에게 실제로 귀속되어 자유롭게 사용된 것으로 보기 어려웠습니다.

통장만 종중원 명의로 만들어졌을 뿐,
계좌 개설, 증여등기, 매매계약, 대금 인출 등이 사실상 종중 차원에서 일괄 처리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또한 일부 종중원은 자신들이 증여를 받은 사실을 제대로 몰랐거나, 종중 차원에서 세금을 줄이기 위해 진행된 거래였다는 취지로 소명했습니다.


즉, 형식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종중 → 종중원 40명에게 증여
종중원 40명 → 매수인에게 양도


하지만 실질은 이렇게 본 것입니다.

종중 → 매수인에게 직접 양도


세법에서는 명의나 계약서 형식보다 실제 경제적 실질을 봅니다.

국세기본법 제14조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제3자를 거치거나 여러 단계의 거래를 하더라도 세법상 혜택을 부당하게 받기 위한 것으로 인정되면 그 실질에 따라 과세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조세심판원은 종중원 명의를 거친 것은 양도소득세를 줄이기 위한 우회 구조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종중원들의 증여 및 양도 형식을 부인하고, 종중이 직접 토지를 양도한 것으로 보아 양도소득세를 과세한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더 무서운 부분은 가산세입니다.

이 사건은 단순히 “세법 해석을 잘못했다”는 정도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종중이 직접 양도할 경우 고액의 양도소득세가 예상된다는 점을 알고 있었고, 법무사와 세무사에게 의논한 뒤 종중원들에게 먼저 증여한 후 양도하는 구조를 만든 점, 일부 종중원이 이를 탈세 목적의 문서 조작이라고 소명한 점 등이 문제 되었습니다.

결국 조세심판원은 이를 과세표준이나 세액 계산의 기초가 되는 사실을 은폐하거나 가장한 행위로 보았습니다.

그 결과 부당무신고가산세 40%까지 적용되었습니다.


정리하면 이 사건이 인정되지 않은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종중재산은 종중원 개인 지분처럼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재산이 아니었던 점
✓ 증여 직후 바로 매각되어 독립적인 증여로 보기 어려웠던 점
매각대금이 종중원 개인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되었다고 보기 어려웠던 점
✓ 계좌 개설, 등기, 계약, 대금 인출이 종중 차원에서 일괄 처리된 점
✓ 처음부터 양도세 절감을 염두에 둔 우회거래로 보인 점
✓ 일부 종중원이 증여 사실이나 거래 구조에 문제를 제기한 점


결국 세법은 “누구 명의로 등기했는가”보다
“누가 실제로 처분했고, 누가 돈을 지배했는가”를 봅니다.


토지보상, 종중재산, 공유재산처럼 금액이 큰 거래에서는
명의를 나누는 방식만으로는 절세 구조가 완성되지 않습니다.


형식보다 중요한 것은 실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