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NFT와 부가가치세

1) 부가가치세 과세대상 여부

부가가치세는 재화나 용역의 공급에 대해 부과됩니다. 이때 재화란 재산 가치가 있는 물건 및 권리를 말하고 (부가가치세법 제2조,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2조, 부가가치세 시행령 제18조), 용역이란 재화 외에 재산 가치가 있는 모든 역무와 그 밖의 행위, 그리고 재화를 사용하게 하는 것 등 (부가가치세법 제2조,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3조, 부가가치세법 제11조)을 말한다고 하였습니다. 반면 수표, 어음 등의 화폐대용증권은 과세대상이 아니라고 하여 (부가가치세법 기본통칙 4-0-3), 통화 환전이나 수표의 수수, 어음의 추심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를 과세하지 않되, 화폐라 하더라도 재산적 가치가 있는 유체물로서 거래되는 경우에는 부가가치세법의 과세대상이 됩니다. (부가가치세법 집행기준 4-0-2, 재부가22601-1075(1990.11.09)) 아래는 NFT에 유추적용해볼 수 있는 게임머니의 성격에 관한 판례입니다.

대구고법2011누1277(2011.10.14)

구 부가가치세법은 재화나 용역의 공급을 과세대상으로서 규정하면서, ‘재화’란 ‘재산적 가치가 있는 모든 유체물과 무체물’을 의미하는데, 무체물에는 ‘동력 · 열과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 및 권리 등으로서 재산적 가치가 있는 유체물 이외의 모든 것’을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법 제1조 제1항 제1호,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조 제1,2항). 한편 ‘관리할 수 있다’는 의미는 사람이 이를 지배할 수 있다는 의미로서, 이러한 배타적 지배가능성 및 관리가능성은 시대에 따라 변천하는 상대적인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는 다른 게임이용자 등으로부터 대가를 지급하고 매수한 게임머니를 지배 · 관리하면서, 또 다른 게임이용자에게 보다 높은 가격에 게임머니를 판매함으로써 이윤을 남기고 매도한 이상, 위 게임머니는 재산적 가치가 있는 거래의 객체로서 온라인 게임서비스 상의 게임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 내지 기타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체물로서 구 부가가치세법상 재화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NFT는 그 자체가 암호화폐인 동시에, 이더리움(ETH) 등의 암호화폐를 통해 거래되는데, 암호화폐는 다시 현실화폐로 교환이 가능하므로, NFT는 경제적 교환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 확실합니다. 또한 NFT는 단순한 암호화폐가 아니고, 고유의 인식값 및 미적인 외관이 더해져 희소성을 부여받은 특별한 암호화폐이므로 재화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NFT는 미술품이므로 미술품의 관점에서도 재산적 가치가 있는 재화에 해당합니다.

2) 부가가치세 면세대상 여부

부가가치세의 과세대상인 재화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부가가치세법에서 면세의 대상으로 열거한 재화 또는 용역에 대하여는 부가가치세가 면제됩니다. 면세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아트딜러와 갤러리편]의 예술창작품 면세를 참고하시고, 여기서는 간단하게 요약해보겠습니다.

예술창작품은 부가가치세가 면세됩니다. (부가가치세법 제26조, 제1항 제16호,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43조) 예술창작품에 대한 법적 정의는 마련되어 있지 않지만, 저작권법의 개념을 차용하면,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이 되려면 저자 자신의 작품으로서 남의 것을 베낀 것이 아니어야 하고, 최소한도의 창작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대법원 선고97도2227, 1997.11.25) 하지만 사업자가 미술품 등의 창작품을 모방하여 대량으로 제작하는 작품은 예술창작품으로 보지 아니합니다. (부가가치세 기본통칙 26-43-1)

그렇다면, ① NFT가 창작품에 해당하는지, ② NFT는, 사업자가 미술품 등의 창작품을 모방하여 대량으로 제작하는 작품이 아닌지를 검토해야 합니다.

① NFT가 창작품에 해당하는지부터 살펴봅니다. 만약 작가가 NFT로만 유통시킬 목적으로 작품을 제작하였다면, 그 작가가 남의 것을 베낀 것이 아닌 이상 예술창작품에 해당합니다. 그러므로 대량으로 생산하였는지 아닌지만 확인해보면 됩니다.

그런데 여러분께서 NFT 거래소를 방문해보시면, 한 번도 본 적 없는 작품은 물론이고 기존의 창작물을 NFT화 시켜서 팔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유명한 만화, 웹툰을 NFT화하거나, 음반 자켓 일러스트를 NFT화하기도 합니다. 어떤 아티스트는 자신의 셀카 사진을 NFT화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원저작물을 번역ㆍ편곡ㆍ변형ㆍ각색ㆍ영상제작 그 밖의 방법으로 작성한 창작물을 2차적저작물이라고 합니다. (저작권법 제5조 제1항) 웹툰으로 제작된 저작물이 영화화되거나, 캐릭터가 상품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2차적저작물은 원저작물을 베이스로 하고 있지만, 변형, 각색 등의 새로운 기법이 추가되기 때문에, 원저작물과는 별도로 독자적인 저작물로서 보호되고, 2차적물에 관한 권리는 원저작물의 저작자의 권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합니다.(저작권법 제5조 제2항) 따라서 기존 미술품을 NFT화 한 것도 예술창작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잠깐 짚고 넘어갈 것이 있습니다. NFT 시장 초기단계이다보니 저작권 침해 문제가 불거지기도 하는데요, NFT는 작가가 디지털로만 만들어낸 원저작물일 수도 있지만, 갤러리스트나 프로그래머들이 기존의 저작물로부터 추가 공정을 가하여 파생시킨 2차적저작물일 수도 있습니다. 이때 NFT를 매입하면 작품에 관한 저작권까지 양수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함부로 복제하거나 2차적저작물을 파생시키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NFT를 구매하는 것은 작품의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이지, 작품에 대한 저작권까지 취득하는 것이 아닙니다. NFT뿐만 아니라 미술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작권 사용에 주의하지 않는 경우 저작권 침해가 되어 민형사상 불이익을 볼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박서보 선생님은 본인 작품을 NFT화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경우 박서보 선생님의 작품이 NFT화 되었다면 저작권침해에 해당한다 하겠습니다. 반대로 환기재단에서는 김환기 선생님의 우주를 NFT로 만드는 것에 대해 정식으로 저작권 사용을 승인했으므로, NFT화될 수 있었습니다.

요약해보면, NFT를 위해서 만든 작품이든, 기존의 작품에 관한 저작권을 활용하여 NFT화 시킨 작품이든, 남의 것을 베끼지 않고 최소한도의 창작성이 존재하는 한 예술창작품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결론입니다.

② 다음으로 NFT가 사업자가 미술품 등의 창작품을 모방하여 대량으로 제작하는 작품인지를 검토해봅니다. NFT가 예술창작품 면세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는 대체로 여기서 판가름이 나게 됩니다. 세법에서는 일관되게, 예술가의 손에 의해 직접 제작된 원판화는 예술창작품이라고 볼 수 있지만, 사업자가 원판을 이용하여 대량으로 복제하는 경우에는 예술창작품이 아니라고 합니다. 여기서 가장 주된 포인트는 [사업자가], [대량으로 제작]입니다. 또한 제작자뿐만 아니라, 제작방법, 시설 여부, 기계적 복제 여부 등도 고려하여 종합 판단한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트딜러와 갤러리편]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작품을 만드는 것, 예를 들어 작가가 물감과 붓, 파스텔, 연필, 오브제를 활용하는 작품은 작가의 손으로 직접 제작할 수 있습니다. 판화도, 작가 중에서 직접 제작할 능력이 있는 경우 직접 제작합니다. 판화 기술이 발달하여 판화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곳에 하청을 주는 경우에도 판화 아래에 작가가 에디션 표기 및 서명함으로서 작가의 승인, 작가의 손을 거쳤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데요, 이 경우는 과세와 면세의 경계선에 있는 상태이지만, 일단은 면세로 용인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NFT는 작가의 손으로 직접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고, 반드시 민팅을 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민팅을 하는 프로그래머의 손을 거치게 됩니다. 또한 작가는 승인만 하고, 갤러리스트나 비즈니스를 하는 분들이 NFT 사업을 전개하는 경우도 많은데 NFT만 놓고 보아서는 작가의 손을 거쳤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사업자가 창작품을 다량으로 복사 제작한 것이 되어 예술창작품에 해당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부가22601-1592, 1992.10.21)

한편으로는 작가의 손을 거쳤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나, 미술품이 작가가 물감과 종이 등 재료를 직접 제작할 것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현대미술에서는 작가가 조수를 두고 작업하는 것도 용인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렇다면 민팅을 표구, 코팅과 같은 일종의 조수가 행하는 후공정/후가공 작업으로 본다면 민팅에 대하여 꼭 작가의 손을 거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NFT가 예술창작품으로서 면세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는 결국 민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달려있다고 하겠습니다.

대량생산에 대해 덧붙이면 작가들은 NFT 작품을 만들 때 희소성을 위해 많이 만들지는 않지만 1개만 만드는 경우가 별로 없이 보통 5개에서 200개 정도로 제작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통상적으로 판화도 100 ~ 200개의 에디션을 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판화에 대해 문제를 삼지 않는 한은 NFT에 대해서도 수량이 크게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