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작품이 경매 등을 통해 2차 시장에서 거래되기 시작하면, 작품은 큰 명성을 얻습니다. 이후 작품이 컬렉터들의 손을 옮겨다니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만족을 주기도 하고, 미술관에서 사들여 대중에 공개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작가나 작품이 빛을 보게 되는 순간입니다. 2차 시장에서 주목을 받는다는 것은 해당 작품의 가치가 크게 재평가되었다는 것이고, 작품의 값도 높아졌다는 걸 뜻합니다. 이 경우 컬렉터는 미술품으로 양도차익을 올리게 됩니다. 컬렉터들의 미술품 양도소득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2) 기타소득 판정

1) 무조건 기타소득

원칙을 먼저 말해볼까요. 영리를 목적으로 자기의 계산과 책임 하에 계속 반복적으로 미술품을 양도하여 얻는 소득이라면 사업소득이 될 것입니다. (소득세법 제19조 제1항 제17호) 반면 사업성 없이 일시적인 미술품의 양도로 인한 소득은 기타소득이 될 것입니다.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제25호)

그런데 개인 컬렉터가 작품을 매매하는 경우 대부분 기타소득이 되겠습니다. 미술품 매매를 계속 반복적으로 하는 분들도 있겠으나, 보통 거액의 미술품이 거래되기 어렵고, 작품이 좋아서 구입했기 때문에 품에서 내놓는 일이 잘 없습니다. 그래서 일시적 매매가 더 자주 나타납니다. 아래는 우연히 손에 넣어 양도한 그림을 기타소득으로 판정한 사례인데, 이때는 기타소득이면 미술품 양도소득을 과세하지 않던 시절이라 비과세 되었습니다.

서면법령해석소득2019-2360, 2019.07.26

귀 서면질의의 경우 미술품을 경매회사 등을 통해 위탁판매하여 해당 미술품의 양도로 발생한 소득이 「소득세법」 제19조의 규정에 의한 사업소득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같은 법 제21조 제1항 제25호의 규정(기타소득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사업소득 해당 여부는 규모, 횟수 등에 비추어 그 활동이 수익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지 여부와 사업활동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계속성·반복성 여부 등을 고려하여 사실판단 할 사항입니다.

서면1팀-691, 2005.06.17

[질의] 본인은 현재 무속(무당생활)인으로 10여년 전 외국인으로부터 외국그림(대한민국 국보급 그림이 아닌 외국그림)을 무속의 대가로 한점 소장하게 됨. 위 외국그림을 지금 외국에 판매를 할 경우 본인에게 적용되는 세금에 어떤 것인지와 몇%의 세율이 적용되는지 여부?

[회신] 미술품의 판매를 계속ㆍ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사업자가 아닌 거주자가 소장하고 있던 외국그림을 양도하고 얻는 소득에 대해서는 그 양도행위가 국내에서 이루어졌는지 또는 국외에서 이루어졌는지에 관계없이 현행 소득세법상 소득세가 과세되지 아니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미술품 양도소득에는 다른 소득에 없는 정말 특별한 내용이 있는데요, 개인 컬렉터가 미술품을 양도하는 경우에는 영리를 목적으로 계속 반복적으로 매매(사업성)하는 경우에도, 결코 사업소득으로 보지 않고 기타소득으로만 봅니다. 원래 세법에서 기타소득이란, [이자소득ㆍ배당소득ㆍ사업소득ㆍ근로소득ㆍ연금소득ㆍ퇴직소득 및 양도소득 외의 소득으로서 다음 각 호에서 규정하는 것]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이라고 표현하여, 사업소득 판정이 무조건 우선입니다. 그런데 같은 조에서 다시 [기타소득 판정 원칙 및 사업소득 판정 원칙에도 불구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서화ㆍ골동품의 양도로 발생하는 소득(사업장을 갖추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소득은 제외한다)은 기타소득으로 한다] (소득세법 제21조 제2항) 이라고 표현하여 사업소득 판정과 관계없이 기타소득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특이한 조항은 2021년 세법 개정 때 포함되었습니다. 다른 소득에서 찾아보기 힘든 예외가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소득세법 개정안의 취지에 따르면, 원래 개인 컬렉터의 미술품 양도소득은 처음부터 기타소득으로만 보려했다고 합니다. 미술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규정을 불분명하게 정하는 바람에, 다른 소득처럼 마치 사업소득으로도 될 수 있는 것처럼 혼란이 초래되었고, 이를 바로잡은 것이라고 합니다.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256) 중 제안 이유

2008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개인소장가의 서화․골동품(미술품)양도차익을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하도록 하였고, 시행 유예기간을 거쳐 2013.1.1부터 과세가 이루어지고 있음. 이는 당시까지 과세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하였던 개인소장가의 미술품 양도차익을 과세대상에 포함하되, 어느 경우에도 항상 기타소득 분리과세로 납세의무를 종결하도록 함으로써 미술시장과 미술계 종사자에게 미치는 영향 및 납세협력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었음.

그러나 당시 개정된 법률 규정이 다소 불분명하여 위와 같은 입법취지와는 달리 개인소장가의 미술품 양도차익이 기타소득이 아닌 사업소득으로 해석될 소지가 발생하여 혼란이 초래되고 있음. 이에 개인소장가의 미술품 양도차익은 어느 경우에도 항상 기타소득 분리과세로 납세의무가 종결된다는 2008년 「소득세법」 개정 당시의 국회 입법 논의취지에 맞게 법률을 보다 명확히 규정하려는 것임.

예전에는 개인 컬렉터가 작품을 매매하는 경우 기타소득으로 신고했다가, 추후 세무조사를 통해 사업성(영리를 목적으로 계속 반복)이 드러나 사업소득으로 판정되어 세금이 추징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법이 바뀌었지만, 세무조사를 통해 2020년까지의 미술품 양도에 대해 사업성을 적발한 경우, 여전히 사업소득으로 볼 수도 있을까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사견으로는 납세의무자에게 유리한 소급입법은 인정되기도 하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기대됩니다. 앞으로 미술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아래 사례는 과거에 적용되던 내용입니다. 지금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소득, 기획재정부 소득세제과-596 , 2019.10.24

개인소장가가 미술품을 경매회사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위탁판매하여 발생한 소득이 그 횟수나 빈도를 이유로 소득세법 제19조의 규정에 의한 사업소득에 해당하는지 또는 동법 제21조 제1항 제25호의 기타소득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업활동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계속성과 반복성이 있는지 여부, 판매규모, 보유기간, 거래 및 사업의 형태, 소득 창출을 위한 자산과 근로의 결합여부, 그 밖에 활동 전후의 모든 사정 등에 비추어 그 활동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사실 판단할 사항입니다.

하지만 법에는 [사업장을 갖추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소득은 제외한다]고 하면서 여전히 사업소득으로 볼 수 있는 경우도 남아 있다고 합니다. 시행령에 따르면 개인 컬렉터의 미술품 양도소득을 기타소득이 아닌 사업소득으로 보는 경우로 2가지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사업소득으로 보아 세금이 늘어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41조 제18항)

①첫 번째는 서화, 골동품 거래를 위해 사업장 등 물적시설을 갖춘 경우입니다. 이때 물적시설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표현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물적시설이라는 용어는 세법에 처음 등장한 것이 아닙니다. 부가가치세법에서 면세되는 인적 용역을 판정할 때도 등장했습니다. 그때는 계속 반복적으로 사업에만 이용되는 건축물 기계장치 등을 말한다고 했습니다. 컬렉터의 미술품 양도소득에는 부가가치세법과 같은 자세한 내용은 없습니다만, 중요한 참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적시설은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가상의 시설을 포함한다고 하였습니다. 거래를 위하여 인터넷에 가상의 시설을 마련해 놓았다는 것은 홈페이지나 SNS에 작품 사진을 게재하거나 뷰잉룸을 마련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사진작가나 웹디자이너 등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텐데요, 그렇게까지 했다면 아무래도 사업성이 있다고 보는 듯 합니다.

반면 법에서 규정하지는 않았지만 가정 집의 방 한 칸을 내어 수장고로 쓰거나, 수장고를 임차하고 있는 컬렉터도 많으신데요. 이는 물적시설은 맞지만, ‘거래를 위해’ 쓰이는 시설은 아니기 때문에, 컬렉터에게 유리한 해석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②두 번째는 서화, 골동품을 거래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업자등록을 한 경우입니다. 원래 사업자등록여부는 원활한 공무수행에 협력하는 차원에서 정보 제공을 하는 것에 불과하지, 사업자등록자체가 사업성 여부를 판단하는 요소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자등록 여부에 따라 사업소득으로 볼 수 있다고 표현하였습니다. 사업자등록은 상인의 주민등록이나 다름없어서 꼭 세법이 아니더라도 미술 시장의 수요 공급 사슬에 들어오기 위해 가장 먼저 거쳐야 하는 절차입니다. 사업자등록을 했다면 본격적으로 사업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고 보는 듯 합니다.

왜 이렇게 기타소득인지 사업소득인지가 중요할까요? 미술품을 양도할 때 필요경비, 원천징수 세율, 원천징수 방법의 측면에서 기타소득이 사업소득보다 훨씬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절을 바꾸어 좀 더 자세히 설명합니다.

끝으로 새로 개정된 법률 문장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서화, 골동품의 양도를 기타소득으로 한다고 했지, 소득자와 무관하게 물적 속성에만 주목하는 것처럼 표현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혹시 개인 컬렉터 뿐만 아니라 작가가 작품을 파는 경우에도 무조건 기타소득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분도 있는 듯 합니다. 엄밀히 법문만 보면, 그렇게 해석할 수 있겠다고 생각은 들지만, 개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것은 컬렉터를 위한 배려이고, 작가들의 작품판매소득은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에서 발생하는 사업소득으로 판단하는 것이 보수적인 접근입니다. 이 책에서는 개정 조항은 컬렉터에게만 적용하는 것으로 봅니다.